합창에서 Vibrato는 어디까지 허용해야 하는가?

미국 합창과 유럽 합창의 소리 철학, 그리고 지휘자가 알아야 할 비브라토의 기준

성가대를 지휘하다 보면 가장 자주 듣는 질문 가운데 하나가 있다.

“합창에서는 비브라토를 없애야 하나요?”

어떤 지휘자는 “비브라토를 빼세요.”라고 말한다.

반대로 어떤 지휘자는 “자연스럽게 노래하세요.”라고 한다.

두 지휘자의 말은 서로 반대처럼 들리지만, 사실 둘 다 완전히 틀린 말은 아니다.

비브라토는 좋은 소리를 만드는 요소가 될 수도 있고, 합창의 블렌드를 무너뜨리는 원인이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중요한 것은 비브라토를 사용할 것인가가 아니라, 얼마나 사용할 것인가이다.

비브라토는 나쁜 발성이 아니다

먼저 분명히 해야 할 점이 있다.

비브라토는 잘못된 발성의 결과가 아니다.

건강한 성대와 안정적인 호흡으로 노래하면 자연스럽고 규칙적인 비브라토가 형성되는 경우가 많다.

특히 성악에서는 자연스러운 비브라토가 오히려 올바른 발성의 한 요소로 여겨진다.

문제는 독창에서 아름다운 비브라토가 합창에서는 항상 좋은 결과를 만드는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합창은 여러 사람이 하나의 음색을 만드는 예술이기 때문이다.

합창에서 문제가 되는 것은 ‘비브라토’가 아니라 ‘비브라토의 양’

비브라토 자체보다 더 중요한 것은 폭과 속도이다.

폭이 지나치게 넓은 비브라토는 같은 음을 부르고 있어도 서로 다른 음처럼 들리게 만든다.

특히 소프라노에서 강한 비브라토가 여러 명 겹치면 화성의 중심이 흐려지고, 청중은 음정이 흔들린다고 느끼기 쉽다.

반대로 아주 작은 폭의 자연스러운 비브라토는 오히려 음색을 풍부하게 만들고 긴장을 줄여 준다.

그래서 좋은 합창단은 비브라토를 완전히 제거하기보다, 모든 단원의 비브라토 폭을 비슷하게 맞추는 데 집중한다.

미국 합창은 왜 직선적인 톤을 선호할까?

미국의 대학 합창단과 프로 합창단을 들어보면 비교적 맑고 직선적인 음색을 추구하는 경우가 많다.

특히 현대 합창곡이나 르네상스 음악에서는 개별 성부의 존재감보다 화성의 투명성과 텍스트 전달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그래서 과도한 비브라토를 줄이고, 모음과 공명을 통일하여 하나의 악기처럼 들리는 소리를 목표로 한다.

물론 모든 미국 합창단이 같은 것은 아니다.

가스펠 합창이나 일부 교회 합창단은 오히려 풍부한 비브라토와 개성 있는 음색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기도 한다.

유럽 합창은 더 자유로운가?

유럽 역시 하나의 스타일로 설명할 수는 없다.

영국의 성당 합창단은 매우 직선적인 음색을 선호하는 반면, 독일과 오스트리아의 일부 합창단은 자연스러운 비브라토를 허용하는 경우가 많다.

이탈리아의 오페라 전통이 강한 합창단에서는 독창적인 음색이 조금 더 살아 있는 경우도 있다.

즉, ‘유럽은 비브라토가 많다’는 표현보다는 국가와 전통에 따라 미학이 다르다고 이해하는 것이 정확하다.

레퍼토리에 따라 비브라토도 달라져야 한다

비브라토는 곡에 따라 달라져야 한다.

팔레스트리나나 빅토리아 같은 르네상스 음악에서는 투명한 음색과 균형이 중요하기 때문에 절제된 비브라토가 잘 어울린다.

반면 브람스, 베르디, 뒤뤼플레처럼 후기 낭만과 20세기 작품에서는 조금 더 풍부한 음색이 음악의 성격을 살리는 경우가 있다.

현대 합창곡 역시 작곡가의 의도에 따라 직선적인 소리와 자연스러운 비브라토를 선택해야 한다.

결국 좋은 합창은 한 가지 음색만 고집하는 것이 아니라 작품에 맞는 음색을 선택하는 능력을 갖춘 합창이다.

리허설에서 비브라토를 어떻게 지도할 것인가?

필자는 “비브라토를 빼세요.”라는 표현을 자주 사용하지 않는다.

대신 다음과 같은 방법을 활용한다.

첫째, 모음을 통일한다.

둘째, 성량을 줄이고 공명을 맞춘다.

셋째, 서로의 소리를 먼저 듣게 한다.

넷째, 호흡을 일정하게 유지하도록 한다.

이 네 가지가 개선되면 과도한 비브라토는 자연스럽게 줄어드는 경우가 많다.

억지로 비브라토를 없애려 하면 오히려 목이 굳고 소리가 메마를 수 있다.

좋은 합창은 비브라토가 없는 합창이 아니다

비브라토가 없다고 해서 좋은 합창은 아니다.

반대로 비브라토가 많다고 해서 나쁜 합창도 아니다.

중요한 것은 모든 단원이 같은 음색 철학을 공유하는 것이다.

누군가는 직선적인 소리, 누군가는 오페라식 비브라토를 사용한다면 블렌드는 쉽게 무너진다.

합창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개인의 아름다운 목소리가 아니라, 함께 만드는 하나의 소리이다.

마무리

합창에서 비브라토는 제거해야 할 대상이 아니다.

그러나 아무런 기준 없이 사용하는 것도 바람직하지 않다.

좋은 합창은 작품, 공간, 시대, 지휘자의 해석에 따라 비브라토의 양과 음색을 조절한다.

미국 합창과 유럽 합창도 절대적인 기준이 아니라 서로 다른 미학을 보여 주는 사례일 뿐이다.

결국 지휘자가 고민해야 할 질문은 “비브라토를 허용할 것인가?”가 아니라,

“이 작품에는 어떤 음색이 가장 설득력 있는가?”이다.

그 질문에 대한 답을 찾는 과정이 바로 합창을 예술로 만드는 과정이라고 할 수 있다.

자주 묻는 질문(FAQ)

Q. 합창에서는 비브라토를 완전히 없애야 하나요?
아닙니다. 자연스럽고 폭이 크지 않은 비브라토는 건강한 발성의 일부가 될 수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합창단 전체의 음색이 조화를 이루는 것입니다.

Q. 미국 합창은 모두 스트레이트 톤으로 노래하나요?
그렇지 않습니다. 대학 합창과 일부 프로 합창단은 직선적인 음색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지만, 가스펠이나 교회 합창 등에서는 풍부한 비브라토를 사용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Q. 르네상스 음악과 낭만주의 음악의 비브라토는 같아야 하나요?
아닙니다. 르네상스 음악은 투명한 음색을, 낭만주의 음악은 보다 풍부한 음색을 요구하는 경우가 많아 작품의 시대와 양식에 따라 접근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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